이대섭 기자

공무원 사망 "특검 강압" 담긴 유서와 메모의 필적도 유사 감정 , 시신도 부검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자택에서 숨진 경기 양평군 공무원에 대해 경찰이 유족의 반대에도 부검을 강행한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양평경찰서는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청 50대 면장(5급) A씨의 시신을 당초 예정대로 오는 13일 부검하기로 했다. 앞서 전날 A씨 유족 측은 경찰의 부검계획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A씨 변호인 박경호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유족들께서 부검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경찰이 (유서를) 가지고 있다는데 공개를 안 하고 있다. 아직 유족도 못 봤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정씨가 특검 조사 이튿날인 3일 자로 작성한 한장짜리 메모엔 “계속되는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해도 다그친다” “이렇게 치욕을 당하고 직장생활도, 삶도 귀찮다” “나름대로 주민을 위해서 공무원 생활을 했는데, 자괴감이 든다” 등 특검 수사 직후 심경이 담겼다.
정씨는 김 여사 일가가 공흥지구 개발 사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개발부담금을 산정하는 부서의 팀장으로 특검 출범 전 경찰 수사 단계에선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정씨를 면담하고 사망 전까지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건 수임을 논의했다고 한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면담 전 출처를 밝힐 수 없는 선을 통해서 고인의 메모를 전달받고 8일 양평 모처에서 고인을 만났다”며 “고인은 면담 당시에도 메모 내용대로 특검이 강압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고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특검 수사팀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