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장동혁·한동훈 갈등'에 힘 못 받는 대여 공세, 당명 교체 카드 내밀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중징계를 권고한 이후 당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를 겨냥해 칼날을 뽑아든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과 잇단 강성 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김민수 최고위원, 그리고 원조 친윤(친윤석열)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최근 여론전의 첨병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반탄(탄핵 반대)파로 활동하던 인사들이 대거 전진 배치된 것.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커지고 있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및 쇄신 요구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내에 확산되고 있다.
이호선 위원장은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불법행위에 대한 정의로운 응답은 '두 배'"라고 또 적었다. 지난 15일 사실상 한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라고 쓴 데 이어 연일 내분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전날 "내부의 적 1명이 더 무섭다"며 이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던 장 대표는 이날 별다른 발언 없이 윤리위원장 인선 문제를 숙고했다. 당 관계자는 "(장 대표가 윤리위원장 후보로) 여러 말씀을 듣고 논의 중"이라며 후속 징계 절차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원하는 게 저를 찍어내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제가 대표를 할 때 대통령 부부를 많이 공격하자 당내에서 원색적 욕설 수준으로 저를 굉장히 많이 공격했지만 그때 제가 어떤 조치를 한 게 있느냐”며 “비판은 자유민주주의가 돌아가는 기본 원리”라고 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벼랑을 향해 달려갈 때, 누군가는 ‘거기로 가면 벼랑이야. 가면 안 돼’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친한계가 아닌 의원 가운데도 당무감사위 사태와 관련해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의원은 “쇄신과 통합의 메시지를 내야 할 때인데 우리끼리 싸우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가 주도하는 대여 공세가 내분에 가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당무감사위와 관련해 “시기가 과연 지금이 적절했느냐”고 했다.
장동혁 지도부는 당 기조 변화에 대한 고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최근 당내 의원들과 면담하면서 중도 확장, 당 쇄신 등과 관련한 조언을 듣고 있다. 일부 의원은 당내 강성 인사들을 중용한 장 대표에게 항의성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 성향의 한 의원은 "한 전 대표 리더십에도 여러 가지 결함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당이 국민의힘을 의식조차 하지 않는 정국에서 '우리끼리만 가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꼬집었다.